아이바오 러바오의 아빠이자 푸바오, 루이후이의 할부지로 알려진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는 사실 바오패밀리 이전에 한국에서 두 판다를 돌본 전력이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용인자연농원 시절 중국에서 한국으로 데려왔던 한국 최초의 판다인 밍밍과 리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인데요.
밍밍과 리리는 1994년 당시 10년 간 사육할 것을 목표로 대한민국에 들어왔던 판다들입니다. 밍밍과 리리는 현재 아이바오와 러바오처럼 한국에 지내며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랐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안타깝게도 1997년 IMF 경제 위기가 발생하며 판다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밍밍과 리리를 이듬해 조기 반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밍밍과 리리를 돌봤던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에게도 가슴 아픈 이별이었습니다.
5년이라는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철원 사육사는 대한민국 최초의 판다였던 밍밍 리리를 현재 바오패밀리처럼 사랑하며 돌봤다고 합니다. 그런 강바오의 진심은 시간이 지나서도 사라지지 않았던 것일까요.
지난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를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강철원 사육사가 중국에 갔을 당시 현장에서 판다 리리를 만났었습니다. 밍밍은 안타깝게 사망한 뒤였는데요. 당시 리리는 강 사육사가 바랐던 것처럼 예쁜 아이들을 낳은 멋진 엄마가 돼있었다고 해요.
강철원 사육사는 멀리 앉아있는 리리를 한눈에 알아보고 “리리! 리리!”라고 소리쳤는데요. 이미 노령의 판다가 돼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던 리리였지만 이 친구 역시 곧바로 강철원 사육사를 알아보고 몸을 이끌어 다가왔다고 합니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돌봐줬던 사육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이에 대해 강철원 사육사는 “리리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국 사육사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니. 참아보려던 마음과 무색하게 눈물이 흘렀다”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리리가 강바오를 알아보고 다가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던 중국 판다기지 관계자들이었습니다. 평소 움직임이 많지 않은 리리가 강철원 사육사를 알아보고 다가가자 중국 관계자들은 “리리는 원래 그렇게 다가가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놀라며 “강철원 사육사는 역시 판다의 아버지다”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강철원 사육사와 리리의 일화가 재조명되면서 훗날 푸바오 역시 강철원 사육사를 만날 때 강바오 할부지를 기억할 것이라는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