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살았던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이자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가 아이바오, 러바오와 만나기 훨씬 전 만났던 판다 리리의 근황이 공개돼 많은 판다 팬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중국 청두 판다 연구기지의 공식 웨이보 SNS 계정에는 강철원 사육사가 지난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돌봤던 암컷 판다 리리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암컷 판다 리리는 지난 1994년 한중수교 2주년을 맞이해 중국이 한국으로 보낸 최초의 판다인데요. 당시 리리는 밍밍이라는 다른 판다와 에버랜드(당시 이름 자연농원)에 정착해 4년 간 시간을 보낸 뒤 1999년 IMF 여파로 인해 중국으로 다시 반환됐던 친구들입니다.
리리가 특별한 것은 ‘판다 할부지’로 유명한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는 점입니다. 당시 강철원 사육사는 리리와 밍밍을 전담한 바 있는데요. 그때 맺은 판다와의 인연으로 강 사육사는 현재 아이바오, 러바오, 푸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까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판다 아부지, 할부지’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1992년에 태어난 리리는 현재 32살입니다. 판다로 치면 할머니 나이가 됐지만 청두 연구기지에서 공개한 SNS 사진과 영상에서 리리는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해맑게 ‘먹방’을 하는 모습에서 짠한 감정이 들기도 하는데요.
특히 여전히 빛나는 리리의 미모에 판다 팬들은 “강바노는 진짜 판다 얼굴 보는 눈이 있다” “강 사육사는 얼빠가 맞다” “여전히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리리의 근황에 지난 2016년 강철원 사육사와 리리가 재회했던 장면도 재조명되는데요.
지난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를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강철원 사육사가 중국에 갔을 당시 현장에서 판다 리리를 만났었습니다. 밍밍은 안타깝게 사망한 뒤였는데요. 당시 리리는 강 사육사가 바랐던 것처럼 예쁜 아이들을 낳은 멋진 엄마가 돼있었다고 해요.
강철원 사육사는 멀리 앉아있는 리리를 한눈에 알아보고 “리리! 리리!”라고 소리쳤는데요. 이미 노령의 판다가 돼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던 리리였지만 이 친구 역시 곧바로 강철원 사육사를 알아보고 몸을 이끌어 다가왔다고 합니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돌봐줬던 사육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이에 대해 강철원 사육사는 “리리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국 사육사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니. 참아보려던 마음과 무색하게 눈물이 흘렀다”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리리가 강바오를 알아보고 다가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던 중국 판다기지 관계자들이었습니다. 평소 움직임이 많지 않은 리리가 강철원 사육사를 알아보고 다가가자 중국 관계자들은 “리리는 원래 그렇게 다가가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놀라며 “강철원 사육사는 역시 판다의 아버지다”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